[에스텔]
눈부셔라…….
드디어 옥상에 도착했네.
[도로시]
우와~ 경치가 멋지네요~!
[나이얼]
호오, 이거 놀라운걸.
예상했던 것보다 좋은 그림이 나오겠어.
그리고, 저게 예의 그건가…….
[에스텔]
저거, 뭘까?
[도로시]
어쩐지 오브먼트 장치로 된 커다란 가마 같은 느낌이네요~
[나이얼]
자료에 의하면 아무래도 고대의 장치인 것 같군.
용도는 판명되지 않은 모양이지만.
[에스텔]
흐음…….
저기, 요슈아.
이런 게 있다는 거 알고 있었어?
[요슈아]
………………………….
[에스텔]
요슈아?
[요슈아]
……숨어도 소용 없습니다.
나오시는 편이 신상에 이로울 겁니다.
[에스텔]
엇……
[남성의 목소리]
흐익……
나, 나갑니다!
지금 당장 나갈 테니까요!!
[에스텔]
뭐, 뭐야? 이 사람……
[나이얼]
뭐야, 먼저 온 손님이 있었나.
[도로시]
우와아, 깜짝이야~
요슈아, 용케도 눈치챘네~
[요슈아]
……당신은…………
[안경을 쓴 남성]
죄송합니다, 죄송합니다!!
미라는 전부 드릴 테니 부디 목숨만은 살려주세요!!
[에스텔]
저기 아저씨…….
강도 나부랭이랑 착각하지 마.
이 문장을 보면 알겠지?
[안경을 쓴 남성]
오오, 그건 유격사 협회의……
설마……
당신들 유격사입니까?
[에스텔]
에헤헤, 맞아.
난 에스텔.
이쪽 남자애는 요슈아.
[나이얼]
그리고 우리는 《리벨 통신》의 기자.
이 탑을 취재하느라 이 녀석들한테 호위를 의뢰했지.
[안경을 쓴 남성]
하아~~
이거 참, 놀라게 하지 말아 주세요…….
이런 곳까지 들어오길래 수상한 사람인 줄 알았잖습니까.
[요슈아]
그러는 당신도 충분히 수상하다고 생각합니다만…….
대체 누구십니까?
[알바 교슈]
이거, 소개가 늦었군요.
저는 고고학자인 알바라고 합니다.
고대 문명 연구차 이 탑을 조사하러 왔지요.
[도로시]
혼자서?
용케도 지금까지 무사하셨네요~
[알바 교수]
아니, 그, 하하하.
유적 조사는 익숙하니까요.
마수에게서 잽싸게 도망치는 데는 자신이 있답니다.
……뭐 그래도 이번에는 정말로 죽다 살아났지만요.
[에스텔]
이 학자님 참 대책없으시네~
[나이얼]
그런데 고고학자라면 이 탑의 유래에는 해박하려나?
[알바 교수]
예, 뭐 보통 사람들보다야…….
막 조사를 시작한 참이라 아직 모르는 것도 많습니다만.
[나이얼]
그래도 상관 없어.
뭐 재밌을 만한 이야기는 없나?
기사 소재로 쓰게.
[알바 교수]
흠, 어디 봅시다……
여러분, 《셉트 테리온》이라는 말은 들어 보셨습니까?
[에스텔]
그거 교구장님한테 배웠던 것 같은데…….
[요슈아]
고대인이 여신━에이도스━에게서 받았다는 힘이 담긴 『일곱 지보』 말씀이시군요?
[알바 교수]
예, 바로 그겁니다!
그들은 이 지보의 힘을 빌려 바다와 대지와 천공을 지배했던 모양입니다.
거기다 생명이나 시간의 신비마저 밝혀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만……
약 1200년 전 수수께끼의 재앙으로 인해 고대 문명이 멸망했ㅇㄹ 때 《셉트 테리온》도 사라졌지요.
[나이얼]
칠요교회의 성전에도 기록된 전설이군.
그래서 그게 이 탑이랑 무슨 상관이라는 거지?
[알바 교수]
칠지보 중 하나가 이 리벨에 잠들어 있다는 전승이 있습니다.
━━그 이름하여 『빛나는 고리━오리올━』.
[에스텔]
『빛나는 고리━오리올━』…….
어쩐지 신비한 어감이네.
[알바 교수]
그 전승이 사실이라면 리벨에서 가장 오래된 유적인 이 탑에 뭔가 단서가 있을 것으로 짐작되더군요.
그래서 조사하러 온 겁니다.
[도로시]
하아~ 꿈 같은 이야기네요~
[알바 교수]
그렇죠!?
고대의 낭만이 느껴지지요!?
이거 이거!
알아 주는 사람이 있다니 기쁜걸요!
[요슈아]
그래서……
단서는 찾아내셨습니까?
[알바 교수]
지, 지금은 아직……
저 장치의 수수께끼가 풀린다면 뭔가 알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만~
[나이얼]
재밌는 이야기이긴 한데 현재로서는 억측에 지나지 않다는 말이군.
기껏 이야기해 줬는데 미안하지만 기사로 쓰기에는 좀 약하네.
[알바 교수]
그런가요……. 시무룩.
[에스텔]
흐음~ 뜻밖이네.
의외로 성실하게 기사 쓰고 있구나?
[나이얼]
출처가 불확실한 소재를 기사로 쓸 수는 없으니까.
가십은 싣더라도 어설픈 건 싣지 않는 게 《리벨 통신》의 방침이거든.
[나이얼]
뭐, 됐어. 예정대로 가도록 할까.
도로시. 롤렌트의 전경을 담은 컷을 몇 장.
나머지는 네 감성에 맡기마.
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마음껏 멋진 장면을 찍도록 해.
[도로시]
알겠습니다!
불초 도로시 하얏트, 마음껏 찍어대겠습니다~
[나이얼]
학자 선생, 모처럼이고 하니 우리와 함께 마을까지 돌아가지 않겠어?
이 녀석들 어린애처럼 보여도 호위로는 꽤 쓸 만하거든.
[에스텔]
말을 해도 꼭 그렇게…….
[알바 교수]
하하, 동행시켜 주시겠다면야 저로서는 더할 나위 없지요.
[나이얼]
오케이.
그럼 촬영이 끝날 때까지 한동안 휴식하도록 하지.
[에스텔]
우와~ 경치 좋다~
이 높이에서 보니 롤렌트 지방 전체가 다 보이네.
이렇게 경치가 좋으니 관광 명소로 만들면 제법 짭짤하겠는데…….
[요슈아]
응……. 그럴지도 모르겠네.
[에스텔]
………………………….
왜 그래?
어쩐지 기운이 없어 보이는데?
[요슈아]
하하, 네 눈은 못 속이겠네.
옥상에 올라오고 나서부터……
조금 속이 안 좋아서.
[에스텔]
괘, 괜찮아?
[요슈아]
응, 바람 좀 쐬면 금세 나아질 테니까….
모처럼 온 거니까 넌 마음껏 둘러보고 와.
[에스텔]
하, 하지만……
[요슈아]
이런 기회에 견문을 넓히는 것도 브레이서가 지녀야 할 마음가짐이야.
뭔가 재미있는 게 있거든 나중에 나한테도 이야기해 줄래?
[에스텔]
나 참, 말은 잘 한다니까…….
알았어. 조금 돌아다니다 올게.
대신…… 힘들어지거든 꼭 불러. 알았지?
[요슈아]
응.
[도로시]
아! 에스텔.
여기 진짜 멋진 곳이지~
감강 쿼츠가 모자라지 않을지 걱정되기 시작했어~
[에스텔]
그러게, 멋진 경치네.
그런데 감광 쿼츠가 뭐야?
[도로시]
셉튬을 가공해서 만든 아주 얇은 결정회로—쿼츠—인데.
여기다 빛을 쏘면 사진이 찍히는 거야.
[에스텔]
역시 카메라맨.
장사도구에 대해선 빠삭하네.
[도로시]
에헴♥︎
어라~ 그러고 보니……
요슈아는 어떻게 된 거야~?
[에스텔]
응…….
바람 좀 쐬고 싶대.
[도로시]
흐으음.
바람을 맞으며 서 있는 검은 머리 소년이라~
와, 굉장히 좋은 사진이 나오겠어♥︎
부탁하면 찍게 해 주려나~?
[에스텔]
으음~ 요슈아는 그런 건 불편해 하는 것 같아서……
아마 거절하지 않을까.
[도로시]
으음~ 좀 아깝네.
음, 요슈아는 부끄럼쟁이구나.
맞아, 요슈아가 안 된다면 에스텔은 어때~?
언니가 좀 찍어도 될까~?
[에스텔]
나, 나?
나 같은 걸 찍어서 뭐 하게?
[도로시]
귀엽고, 어쩐지 강렬한 오라를 찌릿찌릿 뿜어내고 있는 것 같아서~
어쩌면 표지를 장식하게 될지도♥︎
[에스텔]
사, 사양할래!
아무리 생각해도 나한텐 과분한걸.
[도로시]
쳇~ 차였나.
그럼~ 뭘 찍을까~
[나이얼]
흐아~ 담배 맛 좋구만.
롤렌트 같은 시골 취재 따위 처음에는 안 내켰지만……
가끔은 괜찮을지도 모르겠어.
[에스텔]
흥, 말이 특종이지 결국은 가십 기사잖아?
[나이얼]
가십도 싫지는 않지만 보도 기사 쪽이 압도적으로 많아.
……그런 의미에서 지금 가장 흥미가 땡기는 건 보스지.
[에스텔]
보스 지방?
뭔가 사건이라도 있었어?
[나이얼]
굵직한 강도 사건이 잇따르고 있어.
범인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보아하는 발이 딸린 놈들인 모양이야.
[에스텔]
발…… 비행선 말이구나.
혹시 공적?
[나이얼]
그럴 가능성이 높지.
하지만 에레보니아 제국의 위장공작일 수도 있어.
[에스텔]
헉…… 그럴 수가!
평화조약도 맺었는데!
[에스텔]
흥, 말이 특종이지 결국은 가십 기사잖아?
[나이얼]
가십도 싫지는 않지만 보도 기사 쪽이 압도적으로 많아.
……그런 의미에서 지금 가장 흥미가 땡기는 건 보스지.
[에스텔]
보스 지방?
뭔가 사건이라도 있었어?
[나이얼]
굵직한 강도 사건이 잇따르고 있어.
범인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보아하는 발이 딸린 놈들인 모양이야.
[에스텔]
발…… 비행선 말이구나.
혹시 공적?
[나이얼]
그럴 가능성이 높지.
하지만 에레보니아 제국의 위장공작일 수도 있어.
[에스텔]
헉…… 그럴 수가!
평화조약도 맺었는데!
[나이얼]
확실히 10년 전에 있었던 전쟁에선 제국도 따끔한 맛을 봤으니까.
다른 나라들의 눈도 있으니 허튼 짓이야 못 하겠지만……
도발일 가능성은 있어.
[에스텔]
………………………….
[나이얼]
진상은 여전히 오리무중이지.
그리고 그걸 밝혀내는 게 우리 기자들의 임무지.
그리고 왕국군 쪽에서도 이래저래 새로운 움직임이 일고 있기도 하고.
쯧, 몸이 아무리 많아도 부족할 정도야.
[에스텔]
새로운 움직임이라니?
[나이얼]
젊고 유능한 장교가 있는데 말이지.
인재부족으로 발전이 없던 왕국군에 여러 가지로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모양이야.
어떻게든 취재 약속을 잡고 싶은데…….
하아, 그나저나 담배 맛이 좋구만…….
왕도에서는 요즘 금연이 대세라 영 눈치가 보여서……
그래도 이것만큼은 끊을 수가 없어.
[알바 교수]
어라…….
에스텔 군이라고 했던가요.
일행분은 어쩌시고?
[에스텔]
응…….
바람 좀 쐬고 싶대서.
[알바 교수]
그렇군요.
여긴 기분 좋은 바람이 부니까요.
그나저나 당신도 그렇고 그도 그렇고 그렇게 젊은데 유격사라니 대단하군요.
유격사 자격은 16살 이상이 되어야 딸 수 있는 걸로 압니다만…….
[에스텔]
와~ 잘아네.
응. 우리도 딱 16살이라서.
[알바 교수]
좋군요~ 젊다는 건.
그것만으로도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지니까요.
저도 딱 10년만 젊었으면 대륙 전역에 잠든 고대 유적의 수수께끼를 이 손으로 밝혀낼 텐데 말입니다.
[에스텔]
대륙 전역이라니 포부 한번 크네.
그 말인즉 교수님은 리벨 사람이 아닌가 봐?
[알바 교수]
예. 북방 태생이죠.
아……. 에레보니아 출신은 아니랍니다.
[에스텔]
아하하,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.
전쟁은 딱 질색이지만……
제국 사람이 미운 건 아니니까.
[알바 교수]
……소중한 분이라도?
[에스텔]
………………………….
응……. 우리 엄마.
[알바 교수]
미안합니다…….
너무 개인적인 일을 캐물었군요.
[에스텔]
아냐, 신경 쓰지 마.
10년도 더 지난 일인걸.
그 뒤로 새로운 가족도 생겼고.
[알바 교수]
아. 아까 그 소년 말이군요.
[에스텔]
에헤헤, 동생 같은 거지.
요슈아는 오빠 행세를 하려는 것 같지만.
[알바 교수]
후후…….
[에스텔]
나 좀 봐, 왜 이런 이야기까지 해 버렸담…….
남한테 들려줄 만한 이야기도 아닌데.
[알바 교수]
뭐 어떻습니까.
사이가 좋다는 것은 아름답다고들 하잖아요.
[에스텔]
그런데 교수님…….
이 탑에 대해 뭔가 알 것 같아?
[알바 교수]
아뇨, 지금으로서는 전혀.
아무래도 다른 탑과 비교해가며 조사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.
[에스텔]
다른 탑이라면……
롤렌트 말고 다른 곳에 있는 세 탑이겠네.
[알바 교수]
예, 맞습니다.
보스 지방에 있는 《호박의 탑》…….
루안 지방에 있는 《감벽의 탑》…….
차이스 지방에 있는 《홍련의 탑》…….
그 탑들 전부가 이 《비취의 탑》과 같은 시대에 세워진 모양이에요.
[에스텔]
역시 빠삭하네~
그래도 조사하는 건 좋지만 너무 위험한 짓은 하지 마.
비용은 좀 들겠지만 유격사를 고용하는 편이 나을 걸?
[알바 교수]
하하, 가난한 학자인지라…….
아무래도 이 장치는 기능이 완전히 정지된 모양이군요.
뭔가 계기가 있다면 움직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…….
- 비취의 탑을 나가려할 시
[에스텔]
(……단독 행동은 그만두자.)
[에스텔]
요슈아, 아직도 속 안좋아?
[요슈아]
아니, 꽤 괜찮아졌어.
이제 평소처럼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아.
[에스텔]
다행이다…….
대체 원인이 뭐였을까?
탑 안에서 산소 결핍? 그런 것치고는 우리는 괜찮았고…….
돌발성 고소공포증이라거나.
[요슈아]
그, 그건 아닐 것 같은데.
[도로시]
에스텔, 요슈아!
[에스텔]
어라, 촬영 끝났어?
[도로시]
기대하시라!
마구마구 잔뜩 찍었다구🎶
[나이얼]
이걸로 취재는 끝.
슬슬 마을로 철수하도록 하지.
신참들, 돌아가는 길도 잘 부탁해.
[알바 교수]
잘 부탁드립니다.
[알바 교수]
——야아, 덕분에 살았습니다.
이렇게 안전하게 유적에서 돌아올 수 있었던 건 처음이에요.
에스텔 군, 요슈아 군.
정말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.
[요슈아]
아뇨. 이것도 저희 의무니까요.
[에스텔]
될 수 있으면 다음 조사 때는 처음부터 브레이서를 고용해.
[알바 교수]
하하, 지갑과 상담해 보겠습니다.
그럼 여러분…….
또 어딘가에서 만났으면 좋겠네요.
[나이얼]
그럼…… 우리도 이쯤에서 실례하마.
처음에는 영 못 미더웠는데 꽤 괜찮게 일해 줬어.
일단 고맙다고 해두지.
[에스텔]
으흠, 이게 바로 실력이라구☆
[나이얼]
바보. 착각하지 마라.
내가 아는 브레이서에 비하면 너 정도는 아직 햇병아리 수준이야.
열심히 정진하라고.
[에스텔]
으……. 명심할게.
[요슈아]
그런데 두 분께선 바로 잡지사로 돌아가시는 겁니까?
[나이얼]
아니, 오늘 하루 정도는 롤렌트에서 느긋하게 있을 거야.
원고도 써야 하고.
[도로시]
저는 공방에 가서 바로 현상해 가지고 올게요~
그럼 또 봐~!
에스텔, 요슈아.
[에스텔]
아빠한테 인계받은 대리 업무도 이걸로 끝인가…….
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보람 있었어~
[요슈아]
응, 그러네.
그리고 전투만이 브레이서의 본분이 아니라는 걸 조금 알게 된 것 같아.
[에스텔]
또 또 폼 잡는다~
하지만 응…… 나도 알 것 같아.
[요슈아]
아직 갈 길은 먼 것 같지만…….
어쨌든 길드에 보고하러 갈까?
[에스텔]
응, 그러자.
아, 그러고 보니 속은 좀 어때?
또 메슥거리진 않아?
[요슈아]
아, 응…….
완전히 나아진 것 같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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